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僑民心書(교민심서)

교민심서 - 책 머리에 ( 2 / 2 )


 “선택”이란 두 글자는 우리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지만 특히나 이주에서는 시작부터 끝도 없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이야기 중에 “인생은 선택의 연속” 이라는 말이 있다. 어릴때부터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어느 학교를 갈 것이냐, 어느 학원에서 무엇을 배울 것이냐, 어느 대학을 갈 것이냐, 어느 직장을 구할것이냐... 이주는 인생에서 우리가 해야 할 선택들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모든 선택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로 갈 것이냐, 그 나라의 어느 도시로 갈 것이냐, 주택을 구매할 것이냐 아니면 Rent 집에 살 것이냐, 애들 학교는 어디로 보낼 것이냐 . . . 아마 선택해야 하는 질문만으로도 이 책을 다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현지에 있는 친인척이나 지인, 인터넷, 서적들을 통해서 우리는 수 많은 정보들을 접하게 되지만, 결국 그 선택은 본인의 몫이 되며 그 결과 또한 본인이 짊어져야 하는 것이 이주 생활이다.

 이 책은 이주 생활에서 반드시 만나야 하고 결정해야만 하는 “선택” 들에 대해 미리 알려주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사전 정보와 지식을 전해주기 위한 책이다. 어떤 특정 한 나라에 대해 역사부터 지도까지 수박 겉핥기 식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여행자 가이드나 정보지가 아니다. 어느 나라로 이주를 가던, 혹은 해외로 취업을 하러 나가던 상관 없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한국땅을 떠나는 모든 이들에게 현지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끊임없이 해외로 나가는 한국 사회에 이주 선배로서 던져주는 한권의 마인드북이길 바란다. 또한 이미 해외에 나온 교민들에게도 집에 한권쯤은 남겨 놓고 가끔 뒤져보며 “그래 맞아 맞아” 라고 박수가 절로 나오게끔 하고 싶은 욕심 또한 숨기지 않고 싶다.

왜 다산 선생께서는 “心書(심서)” 라는 제목을 붙였을까 ? 다산 선생은 서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심서라 한 것은 목민할 마음은 있으면서 몸소 실행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명칭을 붙인 것이다.” 유배를 당했기에 목민을 할 수 없는 다산 선생의 마음도 묻어나지만, 글을 쓰면서 아마도 느꼈기 때문이리라. 여기 적힌 것들은 역시 현실적으로 100%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이상적인 것들이라는 것을. 필자 또한 같은 마음으로 책의 제목에 심서를 붙인다. 한인들의 이주가 계속될수록 교민 사회에 다양한 문제는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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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런 문제가 없길 바라지만, 오래전 장자가 말한 無何有之鄕(무하유지향, 어디에도 없는 마을이란 이름의 마을)처럼 현실적으로 모두 이뤄지기에는 불가능함을 알기에 "교민"에 “心書(심서)”라는 제목을 붙인다.


2006년  월  일 , 뉴질랜드의 붉은 석양을 보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