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머리에 ( 1 / 2 )
몇해전 말레이시아의 무궁화 문화원의 고전강독회를 통해 다산 정약용 선생의 牧民心書를 읽게 되었다. 행정, 세무, 군역, 외교, 복지 등 작게는 한 고을, 크게는 한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내용들을 다산 선생께서 홀홀 단신으로 책으로 펴 낸 것도 놀라웠지만, 평생 목민심서를 읽으리라고 생각해 본적 없는 필자가 한자로 된 목민심서 전문을 읽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웠다. (물론 그 책에 해설은 있었다 )
사실 한문학이나 고전을 전문으로 공부하는 분들이 아니면
중고등학교때 “다음 중 다산의 저서는 ?” 식의 시험지를 통해서 제목 정도나 접해봤을 것이고 필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말레이시아의 한인 사회 또한 이주한 ( 혹은 이주 당한 ) 사람들의 사회였고 필자도 현재 6개국을 돌아다니며 사는 입장에서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심서는 책을 쓰고 싶었던 필자의 마음에 “교민심서” 라는 아이디어와 용기를 주게 되었다.
대한민국은 이민 혹은 해외 진출에 대해 근본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 좁은 땅, 넘치는 인구, 정치와 경제 요즈음엔 교육까지 한 몫 가세하여 한국을 떠나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게 만들수 밖에 없는 나라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우리는 일본, 독일, 캐나다 등 여러 나가로 이주를 나가지만 그 국가들의 국민들 또한 어디론가 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며칠전 뉴질랜드의 한 신문에는 해외에 나가있는 뉴질랜드인의 95% 다시는 뉴질랜드로 돌아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기사를 봤다. 몇해전부터 뉴질랜드의 이민문이 좁아져서 오지 못하고 한국에서 (혹은 현지에서) 발발 동동 굴리는 한국인들이 보면 땅을 치고 원통해 하겠지만. 결국 어느 나라에나 그 나라를 떠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선다는 것은 사실인가 보다.
글로벌 시대가 되어 가고 지구촌이라는 명분 좋은 말이 흔해져 갈수록 결국 이주는 특정인만이 아닌 모두의 관심사가 된 것이다. (발 디딜틈 없는 이민 박람회와 TV 홈쇼핑에서조차 해외 이주 상품을 판다는 이야기를 분명 들어봤을 것이다). 이젠 해외 이주가 “왜” 나 “어떻게” 가 아니라 “언제” 인가로 바뀐거 같다는 생각이다. 선택은 이미 내려진 것이다. “언제” 갈지만 남은 거 같다.
계속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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